우(牛)시장이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아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한우 선물세트의 98%가 김영란법에서 정한 선물 한도 5만원을 넘어 한우 수요가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80여개 우시장 가운데 지난 2일부터 5일 간격으로 장이 선 청주 우시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 12일 이곳 우시장에서는 55마리의 큰 소와 송아지가 매물로 나왔지만, 겨우 20마리만 팔려나갔다. 이날 암송아지 8마리를 팔기 위해 우시장을 찾은 이모 씨(63·청주시 남성면) 역시 겨우 2마리만 팔았다. 현지 중개인들은 “해마다 이맘 때면 추석 물량을 납품한 한우 농가들이 새로 소를 사들이려고 하기 때문에 비교적 거래가 많은 편인데도 올해에는 예년의 절반도 팔리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숨을 쉬었다.
가격을 낮추어도 거래 성사는 쉽지 않았다. 지난달 최고 40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암송아지 가격을 300만원대 초반으로 낮추었지만, 거래는 힘들었다. 김모씨(68)는 “330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310만 원까지도 괜찮다”며 안간힘을 썼지만 매수자들은 시큰둥했다.
이날 우시장을 찾은 매수인들은 매수 시점을 늦추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영란법 때문에 소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가격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주 우시장은 지난 6월을 정점으로 소와 송아지 거래가 하락추세에 있다. 청주축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6월에는 소와 송아지 267마리가 나와 146마리가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240마리가 나와 116마리가 팔렸다. 8월 들어서는 12일까지 겨우 50마리 만이 거래됐다. 반면 지난해에는 7월에 408마리가 나와 349마리가 거래됐으며 8월에도 같은 기간에 383마리가 나와 285마리가 팔렸다.
현재 추세라면 청주 우시장에서 8월 거래는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한참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개인은 “지난해 4월 구제역 여파를 이기고 우시장을 재개장한지 1년이 겨우 지났는데 또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거래 위축은 질병이 아닌 법에 의한 것이어서 그 여파를 더욱 가늠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때 전국 최대 우시장 중 한곳이었던 충남 홍성의 광천 우시장 역시 지난해에는 월평균 6
[조한필 기자 /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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