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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2년 임기를 마치고 민간인 신분으로 되돌아가는 강신명 경찰청장이 퇴임 전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향해 “경찰은 계급지상주의를 버리고 업무중심 조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 청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2년간 소회를 밝히면서 “경찰 조직에서 가장 빨리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업무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해도 시험을 잘 보면 승진을 할 수 있는 ‘계급 중심 문화’”라며 “계급과 승진에만 몰두하면서 현장을 등한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는 한 유병언 변사사건 부실처리와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병언 사건 당시 경찰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신고를 접수하고도 제대로 신원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단순 변사로 사건을 처리했다. 그러나 이후에 변사자가 유 전 회장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의 부실한 사건처리가 도마에 올랐고 결국 당시 경찰청장이 옷을 벗었다.
강 청장은 “유병언 사건의 원인이 현장과 사건보다 승진만 바라보는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청장이 된 이후 경찰 조직 내 승진 지상주의를 타파하고자 승진할 때 시험보다는 업무평가 비중을 높이는 데 특히 역점을 뒀고, 경찰이 업무중심 조직으로 거듭나는데 어느 정도 출발점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임기를 마치는 강 청장(19대)은 10년만에 2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하는 두 번째 청장으로 기록됐다. 강 청장에 앞서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 청장은 13대인 이택순 전 청장(2006년 2월 10일~2008년 2월 9일)이 유일하다.
강 청장은 재임 기간 동안 가장 위기라고 느꼈던 순간을 지난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을 꼽았다.
그는 “사건 당일 아침에 행사가 있어서 관사를 나서려는 찰나 리퍼트 대사 피습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행사를 취소하고 곧바로 청사로 들어와 사건을 챙기고 범인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고 쉬면서 재충전할 생각”이라며 말을
강 청장은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경찰 조직에 몸담으면서 뒤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재충전한 뒤 혹시 이후 국가와 사회, 경찰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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