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강간죄' 첫 기소된 아내 '무죄'

【 앵커멘트 】
남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처음 재판에 넘겨진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봤는데, 법원은 왜 무죄로 판단했을까요?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5월, 41살 심 모 씨는 자신의 오피스텔로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을 불러들였습니다.

지인을 동원해 남편을 청테이프 등으로 묶어 29시간 동안 감금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심 씨는 이혼하고 싶지 않아 대화를 하려고 감금한 건 맞지만,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도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신재환 / 서울중앙지법 형사 공보판사
- "피고인으로서는 남편의 동의가 있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강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

성관계에 이른 과정을 보면 따로 폭행이나 협박도 없었고, 전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다만, 감금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이번 사건은 지난 2013년 대법원이 부부 강간죄를 인정한 이후 아내가 피의자로 기소된 첫 사례였지만 1심은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myhan@mbn.co.kr]

영상취재: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