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타이어노예’…10년간 월급없이 ‘거짓말 정신봉’ 매질

40대 지적장애인을 10년 동안 컨테이너에서 숙식하게 하며 학대한 타이어 가게 업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적장애인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 7일까지 청원구 내수읍에서 타이어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지적장애 3급 B씨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일을 시키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2006년 B씨의 아버지가 평소 지인인 A씨에게 ‘아들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이곳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가 2008년 암으로 죽자 형제들과의 연락도 모두 끊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타이어 수리점 마당에 있는 6.6㎡ 규모의 컨테이너에서 홀로 숙식을 해결하며 A씨가 운영하는 타이어 가게와 식당에서 타이어를 나르는 등 온갖 잡일을 해왔다.
심지어 일명 ‘거짓말 정신봉’이라는 둔기를 만든 뒤 상습적으로 때려 B씨를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거짓말 한다”, “일하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A씨의 부인은 B씨 앞으로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 2400만원을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B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B씨 기초생활비 일부를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하고 나머지도 임의로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4일 “타이어 수리점에서 일하는 남성이 주인에게 맞아 팔에 깁스를 하고 담배꽁초를 주워 피운다”는 신고를 접수, 수사에 나서 A씨 부부에 대한 혐의 내용을 확인했다.
지적장애인 B씨가 10년동안 학대와 강제노역에 시달렸지만 행정기관의 구조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했다.
특히 ‘축사노예 사건’이 터진 후 충북 도내 시·군이 대대적으로 벌인 조사도 별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행정기관의 조사가 소리만 요란했을 뿐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조사는 장애인이 주민등록상 등록된 거주지에 실제 생활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장애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는 지난달 B씨와 전화 상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에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