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게 있던 부모님 산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 실향민단체가 주인 없는 묘지라며 마음대로 유골을 옮겨 화장을 한 건데요.
추석이 바로 코 앞인데, 자녀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입니다.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입니다.
묘소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포크레인이 할퀴고 간 자국이 남아 있고, 묘비와 둘레석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 땅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한 실향민 단체가 묘소 후손들 허락 없이 지난달 초 이곳에 묻혀 있던 유골을 꺼내 화장한 겁니다.
피해자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망연자실했습니다.
<현장음>내일모레가 추석인데 우리 어디 가서 성묘하냐고요.
▶ 스탠딩 : 김종민 / 기자
- "피해자들은 수십 년 동안 돌봐오던 부모님의 묘를 하루아침에 이렇게 흔적도 없이 잃게 됐습니다."
이렇게 마음대로 파헤쳐진 묘소는 10여 곳,
더 황당한 것은 화장한 유골함들이 뒤섞여 주인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정진원 / 피해자
- "저희가 (유골함을 확인해보니) 바뀌어 있어요 함이. 항아리 자체가 바뀌어 있고. 저의 형님 아버지 항아리가 다른 가족들하고 섞여서."
포천시 측은 연고자와 연락이 끊겼다는 실향민단체 말만 믿고 묘지 개장 허가를 내줬습니다.
▶ 인터뷰(☎) : 포천시 관계자
- "가족들하고 저희가 행위자 쪽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고, 해결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실향민단체가 이 땅을 개발업자에게 팔기 위해 무리하게 이장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루아침에 부모님 묘소를 잃은 피해자들은 돌아오는 추석, 빈 묘소에 차례를 지내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