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옥고까지 치렀던 조철현 비오 신부가 80세를 일기로 선종했습니다.
평화와 이웃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던 고 조비오 신부는 마지막 가는 길에도 기부를 잊지 않았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민주화 운동가였던 고 조철현 비오 신부가 지난주 말기암 투병 도중 선종했습니다.
선종 소식이 알려지자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천주교 신부였지만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만큼 다시금 그의 삶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조 신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부조리에 맞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습니다.
또, "신부인 나조차도 총이 있으면 쏘고 싶었다."며 신군부의 참담했던 학살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 인터뷰 : 조비오 / 신부 (생전 육성)
- "물리적인 힘으로 억압하고 얼마나 많이 사람들을 죽이고 찌르고 짓밟고…. 그 (시민들의) 명예는 절대로 뒤바뀔 수가 없는 거지요."
이후에도 5.18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하는 등 당시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조 신부는 암으로 고통을 받는 중에도 남은 유산을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유지를 받들어 장례식에 조화 대신 보내온 쌀만도 4천kg을 넘겼습니다.
▶ 인터뷰 : 조영대 / 신부 (조비오 신부 조카)
- "종파를 넘어서서 여러 어려운 복지단체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겠습니다.)"
조비오 신부는 영면에 들어갔지만 "불의와 가난을 모른 척 말라"는 그의 말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자료제공 :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광주 평화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