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재인에 ‘공산주의자’ 발언은 명예훼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63)를 ‘공산주의자’라고 칭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67)의 발언은 명예 훼손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는 28일 문 전 대표가 고 이사장을 상대로 “1억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0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고 이사장의 발언은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 이사장의 발언을 뒷받침할 사실이나 구체적 정황을 찾기 어렵고,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고 이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 감사로 있던 2013년 1월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당시 민주통합당 18대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표에 대해 “문 후보는 공산주의자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고 이사장의 합리적 근거 없는 발언으로 사회적 평가가 심각히 침해됐다”며 고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문 전 대표가 고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검사장 출신의 고 이사장은 검찰 재직 당시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지내는 등 ‘공안 검사’로 분류됐다. 부림사건은 1981년 교사와 학생 등 19명이 국가보안법 혐의로 기소돼 징역 1∼6년을 받은 일로, 고 이사장은 당시 수사검사였으며 문 전 대표는 훗날 사건 재심을 위한 변호를 맡았다. 대법원은 2014년 부림사건 피해자 5명에게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