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한산도에서 팔색조를 비롯해 대흥란 같은 희귀 생물들이 한꺼번에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앞으로도 한산도가 희귀생물의 보물창고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민들과 탐방객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합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다채로운 빛깔의 깃털로 온몸을 단장한 새 한 마리가 자태를 뽐냅니다.
겉모습만큼이나 노랫소리도 독특합니다.
( 현장음 - 팔색조 새소리)
화려한 외모 때문에 멸종 위기를 맞은 국제보호조류 팔색조입니다.
노랫소리로 치자면 섬개개비 역시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 현장음 - 섬개개비 새소리)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취약종 가운데 하나지만, 이곳 한산도에서는 흔히 발견됩니다.
이번엔 땅으로 눈길을 돌려봅니다.
소나무 숲 한 켠에서 다소곳이 고개를 치켜드는 대흥란.
잎이 없어 광합성도 못하는데다 낙엽이 켜켜이 쌓여야 만들어지는 부식토에서만 자라는 탓에 구경조차 힘든 귀한 꽃입니다.
푸릇푸릇 쑥 덤불 사이로 보랏빛이 확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백양더부살이.
쑥에 기생하는 식물이라 이름도 더부살이라 붙었습니다.
인공증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희귀종이지만 이곳에선 군락을 이룬 모습입니다.
이렇게 한산도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은 모두 30종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유창우 / 한려해상국립공원 해양자원과장
- "한산도는 통영시에서 가장 큰 섬으로 숲과 청정해역, 하천, 갯벌 등 다양한 서식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높게 나타납니다."
멸종위기종들이 이곳 한산도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사람의 손이 덜 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갈라파고스, 한산도의 미래도 결국 지역 주민들과 탐방객들의 협조에 달렸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