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는 분명 우리 서해에 있는 섬이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어민보다 더 자유롭게 드나들고,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중국 어선들입니다.
심지어, 단속 중인 우리 해양경찰의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기까지 했죠. 우리 영해에서 맘대로 조업을 하는 건 물론, 도망가야할 판에 공격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해경 2명이 숨졌고, 무려 73명이 다쳤습니다.
'한중 어업협정'대로라면, 어업허가증이 없는 무허가 중국 어선은 인천 앞바다에서 조업을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 해경이 단속을 하지만 별 효과는 없지요. 이유가 뭘까요?
보시다시피, 우리 해경이 단속할 때 타고 나가는 이 고속단정은 한 대에 15명이 타는 고무 보트입니다.
중국 어선은 보통 떼를 지어다니기 때문에 해경은 이 고무 보트로 수십 척을 상대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고속단정 한 대에 중국 어선 40여척이 달려들었죠.
해양경비법엔 '선박과 범인의 도주를 막거나 생명과 신체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무기류를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총기를 쓸 때는 생명에 지장이 없도록 다리나 허벅지 같은 하반신에 쏠 것을 권하고 있죠.
흔들리는 고무보트에서 쇠창살과 도끼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중국 선원들의 다리를 겨냥해 맞출 수 있는 명사수가 우리 해경에 몇이나 될까요.
이렇게 단속 아닌 단속을 하니 결국, 참다못한 우리 어민들이 중국 어선을 잡아오는 민망한 상황까지 있었습니다.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일본,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대만 등 다들 골머리를 앓는 일이거든요.
지난 3월, 아르헨티나는 중국 어선이 경고를 무시하고 경비정을 들이받으려 하자, 총격으로 선체에 구멍을 뚫어 침몰시켜 버렸습니다.
4년 전, 러시아는 도주하는 중국 어선을 3시간이나 추격한 끝에 함포와 총기를 쏴 나포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강하게 항의 했지만, 결국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꼬리를 내렸죠.
인도네시아는 중국인들이 불법 조업을 하는 곳에 해군 부대와 전투기까지 배치해 놨습니다.
그럼 우리는 왜 이렇게 못할까….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라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게 외교인데…. 그런데, 왜 전 눈치보는 걸로 느껴질까요?
해경관계자는 '맹수의 발톱을 뽑고, 사냥은 그대로 하라는 것과 같다'며 한숨을 쉽니다.
서해지역 어민들은 서해5도를 전담할 해양경비 안전서를 만들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전담 인력과 장비로 1년 내내 단속해 달라는건데, 사실 단속 자체가 잘 안되니 이것도 해답이 되진 않습니다.
그럼 답은 중국이 알아서 막아주는 걸 기다려야하는데, 급한 우리가 이렇게 미적미적대는 판에 중국이 과연 해줄까요?
해경은 우리의 공권력이고, 서해바다는 우리 영해입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우리의 주권이 위협받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길 바란다면,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다 하길 원한다면, 정부는 내 국민·내 영토·내 영해 만큼은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합니다. 제발 강대국이 아닌, 국민의 눈치를 볼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때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