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사고가 난 버스는 화염에 휩싸이긴 했지만 완전히 전복될만큼 큰 충격을 받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10명이나 목숨을 잃을 만큼 피해가 컸던 이유는 뭘까요.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인 사고현장.
도로 바깥쪽에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콘크리트 방호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버스는 모두 세차례에 걸쳐 이 방호벽에 부딪친 뒤 수십 미터를 미끄러졌습니다.
마찰로 인해 불이 시작됐지만, 운전석 오른편에 위치한 출입문은 방호벽에 막혀 열리지 않았습니다.
탈출하려 해도 탈출할 길이 없었던 겁니다.
설상가상 조명까지 꺼지면서 버스 안은 암흑천지로 변했고, 비상용 망치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사고 관광버스 탑승객
- "바람이 통하면 (연기를) 덜 마셔서 괜찮았을 텐데, 문을 유리를 못 깨니까 못 나오잖아요."
그나마 운전기사가 소화기로 유리창을 깨 앞쪽의 승객은 간신히 탈출했지만, 뒤쪽에 앉은 절반의 승객은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관광버스에 비상구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 지난 7월 대만에서 20여 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 이후, 중국은 비상구를 갖춘 버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최진백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