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과장 배상하라" 소비자들 현대차 상대 집단소송 패소

‘싼타페 2.0 디젤’ 차량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허위 연비 표시로 손해를 입었다며 집단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영학)는 한세일 외 1890명의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거짓 연비 표시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4년 현대차 연비가 부풀려졌다는 국토교통부 발표를 계기로 소송이 시작된지 2년만에 나온 판결이다.
재판부는 “국토부는 현대차가 표시한 연비가 실제보다 5% 넘게 부풀려졌다고 판정했지만, 산업자원통상부는 실제와 차이가 없다고 봤다. 특정 조사결과만을 신뢰해 연비 표시가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연비 조사 결과값은 측정 당시의 세부적인 조건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감정만으로 현대차가 표시한 연비 14.3㎞/ℓ가 허용 오차범위인 5%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문제의 차종이 2015년 5월 단종됐다는 점도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소비자들은 싼타페 연비에 대한 법원 감정을 신청했으나, 차량이 더 이상 출시되지 않아 신차를 이용한 정확한 감정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중고차는 신차 상태에서의 연비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 증거 확보 수단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