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던 탈주범 지강헌, 가난이 싫다며 부유층 5명을 무참히 살해한 지존파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오패산 총격범 성병대 역시 오래전부터 경찰에 대한 증오심을 SNS를 통해 표출해왔습니다.
왜 이렇게 사회 불만을 토로한 강력 범죄가 계속되는 건지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함께합니다.
【 질문 1 】
추 기자! 성병대는 경찰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던데, 도대체 왜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건가요?
【 대답 】
여러 전문가는 이번 사건이 특정 집단, 그러니까 경찰에 대한 증오와 과대망상이라는 정신 질환이 합쳐진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성병대는 가명으로 SNS에 경찰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는데, 그 발단은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0년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성병대는 자신을 체포한 경찰관을 고소했습니다.
▶ 인터뷰 : 성병대 최초 검거 경찰관
- "2000년에 구속했죠. 청소년 성폭행으로 긴급체포해서…. (살해) 대상이 나였더구먼 보니까. 체포하는 과정에 자기 폭행당했다고 고소를 했던 거예요. 그때 당시에. (SNS) 봤더니 내 사진과 그때 체포했던 같이 검거했던 직원하고 신분증이 딱 있는 거에요. 사제총으로 날 노리고 있었던 거야 뭐야…."
이때부터 경찰관은 물론, 자신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와 교도관, 심지어 교도소 동료에게도 적대감을 드러냈고, 2012년 전자발찌를 차게 되자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그런데 전과 7범의 보호관찰 대상자인 성병대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법무부와 경찰은 몰랐나요?
【 대답 】
사건 발생 13일 전 성병대와 그를 관리하는 보호관찰관이 만나 나눈 대화를 먼저 들어보시죠.
성병대) 저희 집에 방문하셨을 때 냉장고 열어 보셨잖아요? 소형냉장고. 김치냉장고. 다. 이상 없죠?
보호관찰관) 이상 없죠. 당연히.
성병대) 아니 나는 경찰들이 자꾸 잔머리를 쓰기에.
자신의 집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두고 누명을 씌우려 한다는 얘기를 한 건데요.
보호관찰관은 단 2분 만에 면담을 끝내고 돌아갔습니다.
【 질문 3 】
추 기자! 보호관찰관과 면담했을 때 성병대가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보호관찰관이 직접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보호관찰관) 이게 뭐예요? 방검복?
성병대) 방검복이 아니라 서바이벌 게임을 할 때.
보호관찰관) 아 그 옷이구나. 방검복 같아서.
하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성병대는 범행 당시 이 방탄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 질문 4】
어떻게 보면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드는데요.
성병대의 SNS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하다 있던데, '캭퉤작전'이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요?
【 대답 】
저도 처음에는 이 단어가 속어나 은어가 아닌가 찾아봤는데, 그냥 성병대가 지어낸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폭행사고를 유도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그 과정에서 사살할 의도를 전개하는 음해 수법이라고 적어놨더라고요.
실제로 성병대의 SNS에는 길에서 만나는 사람을 촬영해 경찰의 사주를 받아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이라고 게시했습니다.
전문가는 성병대가 오래전부터 망상장애가 시작됐을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 인터뷰 : 손석한 / 신경정신과 전문의
- "망상장애가 의심 되고요. 음해를 당하고 있다. 경찰이 나를 모함하고 있다. 주변 이웃들이 경찰의 사주를 받고 나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자신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믿음을 형성한 거거든요. 이미 증상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한 것으로 보이고. 주변 사람들, 관찰했던 사람들이 세심하게 살펴봤다면 한 번쯤 치료를 받게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많죠."
【 질문 5 】
전문가 의견대로라면 가족이나 이웃은 혹시 성병대의 범죄 징후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요?
【 대답 】
총격전은 성병대가 자신이 세들어 살던 집주인을 폭행하면서 발행했습니다.
자신을 암살하려고 경찰이 누나를 시켜 이 집에 이사 오게 했고, 그래서 집주인을 노렸다는 겁니다.
만약 성병대가 누나에게 이런 사실을 밝혔다면, 왜 누나가 경찰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범행 사흘 전 한 이웃에게 전화해 "누군가 나를 찾으면 모른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성병대는 SNS에 자신의 범행을 예고했지만, 경찰은 SNS 계정은 평소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전과 7범의 우범관리자 대상이 방탄복을 입은 모습을 본 보호관찰소 직원은 아무런 보고나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성병대를 두둔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계속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제2, 제3의 성병대는 막을 수 없을 겁니다.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