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故) 백남기 씨의 부검 영장을 발부받은 지 25일 만에 처음으로 강제 집행에 나섰지만 유족 등의 반발로 3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지난 23일 오전 10시 경찰800여 명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변에 배치하고 부검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이에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은 이날 부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유족 측 변호인에게 “유족이 직접 반대 의사를 밝히면 오늘은 부검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백남기씨의 딸 백도라지(34)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하는데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장례도 못 치르게 하는 경찰을 만나겠나. 협의라는 명분을 쌓고 강제집행하려는 꼼수다.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6차례 부검 관련 협의를 요청했지만 유족 측은 거부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명분 없는 부검영장 집행을 위한 꼼수”라며 “누가 봐도 사망 원인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영장 만료일(오는 25일)을 앞두고 경찰이 ‘유족 반대 때문에 부검을 하지 못했다’라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검영장
경찰 관계자는 “제반 사정을 고려해 강제집행이나 재신청 등을 모두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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