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게임 내에서 한 여성 이용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실이 아닌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 성추행 논란에 VR게임에도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CNN머니에 따르면 조던 벨라미르라는 여성은 좀비나 괴물을 화살로 쏴서 물리치고 성을 보호하는 VR게임인 QuiVr을 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벨라미르는 여러 이용자가 함께하는 멀티플레이어 모드로 게임을 시작했고, 게임을 하게 된 이들은 벨라미르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여성 이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BigBro442’라는 아이디를 가진 이용자는 이후 게임에 집중하지 않고 벨라미르의 캐릭터만 쫓아다녔다. 그는 벨라미르의 캐릭터를 껴안고, 가슴 등을 노골적으로 만졌다. 벨라미르는 “그만해”라고 소리치기도 했으나 이 이용자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벨라미르는 “비록 가상현실이었지만 실제로 성추행을 당한 것만큼 기분이 나빴다”며 “게임 회사들은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는 규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QuiVr 개발자는 “가상현실은 가상일 뿐이며, ‘성추행’이라고 할 수 없다. 가상현실에선 서로 죽이기까지 하지 않느냐”며 “게임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용자들은 어떤 규율도 받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QuiVr 측은 여성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성추행을 방지하는 모드를 추가했다. 이용자의 설정에 따라 다른 이용자의 캐릭터 손이 몸 근처로 올 때 보이지 않도록 했다. 다른 이들이 자신의 몸을 불쾌하게 더듬드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이다.
VR은 360도로 움직이는 이용자의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화하면서 재생되는 가상 콘텐츠다. VR게임은 기존 게임보다 더욱 높은 몰입도를 제공해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VR 시장 규모는 올해 67억 달러(약 7조 6800억원)에서 2020년에는 700억 달러(약 80조 300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VR게임은 3D(3 Dimensions·3차원) 입체영상이 바탕이 된 게임에 이어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게임 속 성추행은 주로 이용자 사이에서 한 말을 통해 일어났으나, 가상현실에서는 몸을 더듬는 행동 등 더욱 직접적인 형태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벨라미르의 VR게임 성추행 글에 이용자들의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이용자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측과 지금부터 관련 규제 등을 마련해 성추행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측으로 나뉘었다.
VR게임 성추행 문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들은 “게임 패치로 충분히 해결될 일인 듯하다”(fol****)“, ”이 일이 성추행이라면 온라인 보드게임은 도박, 총싸움 게임은 살인 아닌가“(dnf*****) 등의 글을 올렸다.
이어 VR게임 내 성추행 방지 규제 등을 제정해야 한다는 이들은 “자신이 언제든 게임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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