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고 주장한 시기에 국내에서 여러 사업을 이어가며 재산을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는 2007년 자신과 부친 최태민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 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재산 증식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지지자였던 김씨가 ‘최씨 일가가 육영재단 재산을 빼돌려 재산을 증식했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
소장에서 최씨는 “1979년경부터 강남 압구정 구 현대아파트 상가에서 패션 대리점을 2년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1979년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로 알려졌다. 당시 영애였던 박 대통령은 최태민 씨가 설립한 ‘새마음갖기운동본부’ 산하 조직인 새마음봉사단 총재였고 당시 23살이던 최씨는 새마음대학생총연합회장이었다.
최씨는 이어 “1982년경부터 강남구 신사동 한 빌딩에서 M 인테리어점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그후 1985년 신사동의 한 건물을 임차해 종합학원을 운영하다 아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유치원을 하기 위해 바로 앞 부지 107평(353㎡) 부동산을 다른 사람과 공동 취득했다는 게 최씨 주장이다.
최씨는 이처럼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을 설명하며 “20여년 전 강남 부동산 가격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준이었다”며 김씨가 제기한 의혹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최씨가 소장에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유학했다는 기록과는 배치된다.
국내 연구자들의 정보가 담긴 한국연구자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최씨는 198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퍼시픽 스테이트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나온다. 1985년과 87년엔 같은 학교 석·박사 학위를 땄다고 기록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사업과 미국 유학 중 한쪽 활동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
최씨는 국내 학력과 관련해 애초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청강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