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선실세의 딸 정유라씨가 잠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독일 현지에서 소문나 있는 독일 쾨니히스타인 지역의 R관광호텔 <사진=연규욱 기자> |
지난달 29~31일(한국시간) 매일경제·mbn 취재팀이 독일 현지에서 최씨와 정씨 행방을 찾아 예전에 주거했던 슈미텐 주택가를 비롯해 지역 내 한인단체, 한인교회, 한인마트, 식당, 인근 승마장 등을 샅샅이 찾아 헤멨다.지난달 29일 밤 슈미텐 한인주택가에서 만난 다수의 교포들은 기자에게 2개의 지역을 ‘콕’ 찍어줬다. ‘쾨니히스타인’과 ‘켈크하임’.
프랑크프루트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전원도시다. 한 교포는 “유라씨가 말들과 함께 사라졌다는 데 승마장이 옆에 붙어 있는 호텔이 이 부근에 몇 개 안된다”며 “외곽이라 한적하면서 한국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곳”이라고 귀띔했다. 정보를 듣고 가장 먼저 찾아간 R호텔은 최씨가 한때 50억원 대의 스포츠타운 건립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타우누스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었다.
호텔 옆에는 경마장과 푸른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최고급 시설이어서 ‘은신’에서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그러나 정씨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최씨와 정씨의 사진을 보여주자 R호텔 관계자는 “중국인이나 한인들이나 생김새가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며 “투숙객 명단을 확인해 주긴 어렵다”고 취재를 거부했다. 다음으로 인근 W호텔로 발길을 돌렸다. 이 호텔은 사장부터 주방 아주머니까지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된 호텔이었다. 방문 당시에도 대기업 주재원들이 워크숍을 와있었다. 호텔 관계자는 “대부분 손님이 한국인”이라며 “이런 곳엔 왔다면 한눈에 뛸텐데 얼굴이 잘 알려진 정씨가 우리 호텔에 오겠냐”고 반문했다. 낙담이 컸지만 인근 음식점에서 정씨를 다시 수소문 했다. 의외의 목격담이 나왔다. 최씨 모녀가 세계일보와 인터뷰 직전까지만 해도 보모와 수행원들로 보이는 건강한 장정들과 함께 몇 번 음식점을 들렀다는 것이다.
한 한식식당 관계자는 “우리 식당은 아니지만 여기에 주 1~2회씩 들러 식사하는 걸 봤다”며 “항상 3~4명씩 보디가드를 대동해 다녔는데 말투로 보니 조선족인 게 확실해 보였다”고 말했다. 독일 전역에는 북한 출신으로 신분을 속인 뒤 독일로 망명을 오는 조선족 동포들이 상당히 많다. 최씨 모녀가 보디가드를 고용해 다닌 것은 ‘비선실세’ 사태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다.
현지 한인단체인 유럽한인총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 모녀는 독일 정착 초기인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시내 주택가에서 월세를 살았다고 한다.
최씨 집에 비데를 설치하러 갔다는 한 교민을 통해 전해들은 얘기로는 당시에도 집에 10여 마리 이상의 덩치가 큰 개들을 키웠다. 이 관계자는 “여자들끼리 살아서 그런지 유난히 주위를 많이 경계했다고 하는데 개를 많이 키운 것도 신변위협 때문 아니었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최씨는 이 집에서 개들이 시끄럽게 짖고 이웃주민들 항의가 쏟아져 거의 쫓기다시피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경찰을 취재한 결과, 최씨가 작년 구입해 최근까지 거주했던 슈미텐 지역 주택이 최근 현지 경찰에 압수수색 당한 것도 ‘동물학대’ 혐의다. 슈미텐 지역을 관할하는 우징겐경찰서 측은 취재팀에게 “이웃이 동물학대 혐의로 신고했고 조사중이다”라고 말했다.
승마선수출신 정씨의 애마 ‘비타나V’가 덴마크의 한 말목장으로 건너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현지에선 한때 정씨가 덴마크나 제3국으로 건너간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한 한인교회 관계자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하루에도 수백명씩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공항”이라며 “모녀가 함께 비행기를 타면 시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독일의 모처에 은신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때 한국으로 돌아왔던 남편 신모씨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정씨와 같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씨는 독일어나 영어능력이 전무하다.
따라서 정씨가 제3의 조력자 도움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 남편인 장모씨도 독일에 머물며 최씨에게 국내 상황을 전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최씨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장 이사라는 분이 최씨와 긴밀히 연락하며 돕고 있는데 그분이 최씨의 형부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와 정씨를 돕고 있다는 조력자 소문은 이뿐 아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31일자에 “독일태생의 68년생 데이비드 윤씨가 최소 10년 이상 최씨를
[프랑크푸르트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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