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을 위한 소원’ 이벤트에 선정돼 휠체어와 가족 제주여행권을 받은 한 장애여성이 지난달 13일 제주도로 떠나기 위해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과 함께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타인을 위한 소원’ 이벤트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박한 세상을 환기하는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작은 시도는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중순 기획됐다.
한국공항공사 손종하 홍보실장과 전은영 대리는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추석맞이 이벤트’를 고민하다 ‘타인을 위한 소원 성취’를 고안해냈다.
전 대리는 “퀴즈 경품 등 익숙한 이벤트에서 벗어나 한가위 시즌에 주변을 돌아보며 타인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타인을 위한 소원 성취 이벤트’는 9월 5일부터 18일까지 공사 공식블로그(www.airportblog.co.kr)를 통해 진행됐다.
26만명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1276명이 응모해 뜻을 함께했다. 화가를 꿈꾸는 고등학생에게 그림도구를 선물하고 싶어하는 사회복지사, 자식을 키우느라 칠순이 넘도록 비행기 한번 타보지 못한 부모에게 여행을 보내주고 싶다는 자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통닭을 보내고 싶다는 군인 등 가족 친구 이웃을 위한 따뜻한 소원들이었다.
한국공항공사는 심사를 통해 강 양의 사연 등 5명의 소원을 선정했다. 대퇴골무두혈성괴사 등으로 몸이 불편한 한 어머니에게 100만 원 상당의 휠체어와 제주도 가족여행권을 건네고, 일러스트 디자이너가 꿈인 부산의 한 여고생에게는 미술학원 1년 수강권과 그림도구를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엔 서울공항을 지키는 공군 장병들에게 치킨과 피자가 배달돼 ‘치피’ 파티가 열렸다.
주변의 응원으로 깜짝 선물을 받아든 5명은 “삶의 희망을 얻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특히 타인 소원 성취 이벤트에 응모한 참가자들은 “잠시나마 내 주위를 둘러보면서 내면을 더 다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러스트 디자이너를 꿈꾸는 여고생을 대신해 소원을 빌어준 부산 동구종합사회복지관 장인실 사회복지사(29·여)는 “어려운 가정과 타인의 자립을 돕는 것이 제가할 일”이라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우리 학생이 바라던 꿈을 한걸음 내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가족과 친구, 이웃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연을 모두 이뤄드리지 못해 아쉽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나눔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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