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차은택, 핵심의혹…독립광고대행사 강탈 시도
↑ 차은택 귀국 / 사진=연합뉴스 |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의 장본인 중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CF 감독 출신 차은택씨를 둘러싼 핵심 의혹 중 하나는 측근들과 함께 중소 독립광고대행사를 강탈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9일 검찰과 광고업계에 따르면 차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공모해 지난해 3월부터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인수전에 참여한 광고대행사 컴투게더 대표 A 씨에게 포레카 인수 후 지분 80%를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측근들이 '메신저' 역할을 했고, 회유·협박 과정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컴투게더 관계자는 "(포레카 인수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외압을 당했지만 극복하고 회사를 인수했다"며 "이후에도 보복 성격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직접 협박을 당한 대표 A 씨에 대해 "지금까지 화와 분을 갖고 살아오신 분"이라며 "당시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이게 실제인지 분간이 안 됐는데, 인제야 언론 기사를 보며 무슨 뜻이었는지 제대로 이해했다"고 전했습니다.
컴투게더는 지난해 6월 포스코와 포레카 주식매매계약서를 체결, 같은 해 9월 포레카를 인수했습니다.
송 원장을 비롯해 더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 모스코스 김성현 이사, 당시 포레카 김영수 대표 등은 지난해 3월께부터 컴투게더 측을 압박했습니다.
이른바 '차은택 사단'인 이들은 제일기획에 근무하며 선후배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특히 송 원장은 제일기획 제작본부장 시절 차 씨에게 삼성전자 '애니콜' 광고 제작을 맡겨 성공의 발판을 제공한 인물로, 차씨의 '대부'로도 불립니다.
A 씨 역시 한때 제일기획에 몸담아 이들과 두루 친분이 있던 사이였습니다.
송 원장은 지난해 6월에는 광고주 세무조사 등을 거론하며 "'그들'은 (컴투게더가) 안되게 하는 방법이 100가지는 더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회사도 회사지만 형님 자체가 위험해진다",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수 대표까지 "경제수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며 가세했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설립을 몇 달 앞두고 대기업들로부터 광고물량을 끌어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의심을 샀습니다.
컴투게더 관계자는 "그들은 직접 포레카를 인수하고 싶었겠지만 제작 경력 등 입찰 참가 조건을 채우지 못해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처음에는 우리를 도와주는 척하더니 나중에는 마각을 드러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컴투게더는 대주주였던 포스코로부터 '수주 절벽'에 처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본래 포레카가 대행했던 연 500억가량의 포스코 광고물량을 이어받아 최소 100억 원 이상을 대행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실제 수주한 물량은 약 8천1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컴투게더 측은 이를 외압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포스코 측에서는 이를 부인하며 "약속된 물량은 채워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불똥은 다른 광고주로도 튀어 컴투게더는 경영난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1억 원대의 금융개혁 광고를 발주, 컴투게더에 제작을 맡기고 시사회까지 마쳤지만, 최종단계에 엎어졌습니다.
A 씨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안 전 수석이 포레카 강탈 시도를 도왔다는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했습니다. 송 전 원장 역시 강탈 시도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7일 체포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