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 청정국 지위 박탈위기…그간 노력 물거품
↑ 조류인플루엔자/사진=연합뉴스 |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의 가금농가에서 AI 양성반응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AI 청정국 지위'를 3개월 만에 또 상실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7일 현재 AI 양성반응이 확인된 농가는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와 충북 음성의 오리 사육 농가 등 두 곳입니다. 의심 신고가 추가로 들어온 농가는 아직 없습니다.
해남 양계장에서는 최근 닭 2천 마리가 집단 폐사해 농장주가 방역 당국에 AI 의심 신고를 했고, 진단키트를 통해 간이검사를 시행한 결과 AI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에 농식품부는 전날 해당 농가에서 키우던 닭 4만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오리 사육농가에서도 200마리가 한꺼번에 죽어 해당 농가와 인근 가금농가에서 키우는 오리를 포함해 2만2천여 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두 농가 모두 겨울 철새 도래지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데다, 이미 다른 지역의 야생철새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됐던 터라 확진 판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 앞서 지난달 28일 천안 풍세면 소재 봉강천에서 건국대 연구팀이 연구목적으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시료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20여 일 만에 전북 익산시 춘포면 소재 만경강 수변에서 포획한 야생철새 '흰뺨검둥오리' 시료에서도 H5N6형 AI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고병원성 AI 유형 중 H5N1, H5N8형 등이 검출된 사례가 있지만 H5N6형이 확인된 건 처음이어서, 농식품부는 해당 바이러스가 농가에 유입되지 않도록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남과 음성 농가의 AI 바이러스가 모두 같은 유형으로 드러날 경우 사실상 이미 다른 농가에도 유입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지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H5N6형의 인체감염사례는 2014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15명 감염, 6명 사망)에서만 있었습니다.
H5N1형의 경우 200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854명이 감염되고 450명이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다른 바이러스 유형에 비해 H5N6형의 인체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합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가금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날 경우 올초 우리나라가 어렵게 회복한 'AI 청정국 지위'를 또 잃게 된다는 점입니다.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려면 최종 살처분 후 3개월간 AI 추가 발생이 없고 바이러스가 순환한 증거도 없다는 점을 입증할 예찰 자료를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제출해야 합니다.
반면 청정국 지위 박탈은 가금농가 내에서의 AI 확진 판정 결과가 OIE에 보고되는 즉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는 4년 6개월 만인 올해 2월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지만 불과 한 달 만인 3월말 경기도 이천의 오리 농가에서 AI가 재발하면서 청정국 지위를 잃었습니다.
이후 석달 간 AI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아 지난 8월 다시 AI 청정국이 됐지만, 이번에 확진 판정이 날 경우 또다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셈입니다.
실제 AI 청정국 지위가 박탈됐을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여부 등 최종 검사 결과가 이르면 금일 중 나올 것으로 보고,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피해가 없도록 방역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