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고병원성 AI 확진…서해안 따라 전파? 살처분 악몽 가능성↑
↑ 고병원성 AI 확진/사진=연합뉴스 |
충북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농장에서 집단 폐사한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되면서입니다.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고병원성일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막상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확진 판정이 나오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의 오리 살처분만으로 끝날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이 확인된 바이러스 유형은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수변에서 포획한 야생조류 시료에서 확인한 것과 같은 H5N6형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2014년 중국을 휩쓸던 유형인데, 국내에는 처음 유입됐습니다.
음성 농장보다 하루 앞선 지난 15일 의심 신고를 한 뒤 4만200여 마리의 닭을 살처분한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습니다.
전남에 이어 충북의 농장에서 AI가 발생했고, 충남과 전북에서 채취된 야생조류 시료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졌거나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됩니다.
충북도는 조기 종식을 목표로 방역에 나섰지만 180만9천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2014년의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해 1월 27일 진천 이월면의 종오리 사육 농가에서 발생한 AI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4월 21일까지 3개월간 109개 농장에서 닭·오리 살처분이 이뤄졌습니다.
2015년 2∼3월에도 AI가 발생해 42개 농가가 사육하는 가금류 70만9천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지난 17일 AI가 확진된 육용 오리 사육 농가가 소재한 맹동면 용촌리는 닭·오리 사육농가 밀집 지역입니다.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지역에서 9개 농가가 닭 15만여 마리와 오리 7만4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가금류 사육 농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 지역은 겨울 철새 도래지와 비교적 가까운 데다가 이미 다른 지역 철새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됐던 터라 확산 가능성이 큽니다.
범위를 10㎞로 확대하면 총 141개 농가가 273만5천여 마리의 닭을, 84개 농가가 86만9천여 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음성은 물론 진천 이월·덕산까지 포함되는 지역인데, 오리로 한정하면 사육 마릿수가 도내 총 마릿수의 58%나 됩니다.
충북도는 신고 농장을 중심으로 3㎞ 내 32개 오리 사육농가에 대한 시료 채취를 전날 마무리했습니다.
닭은 AI에 감염되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닭보다 튼튼한 오리는 AI에 걸려도 증상이 뒤늦게 나타난 점에서 오리 사육 농가가 검사 대상이 됐습니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으면 대량 살처분이 불가피합니다.
살처분에 동원되는 공무원이나 농장 관계자들의 건강도 우려됩니다.
H5N6형 AI 바이러스는 인체에도 감염되기 때문이다.
2014년 이후 중국에서 15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중 6명이 숨졌습니다.
충북도는 방역 및 살처분 작업에 나서는 공무원들에게 방역복과 마스크, 고글을 지급한 데
도 관계자는 "AI 확산 우려가 크지만 지난해 가금류 일제검사를 통해 한 달 만에 AI 추가 발생을 막고 58일 만에 이동제한을 해제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조기 종식에 노력하는 것은 물론 방역 활동을 하는 직원들의 건강 관리에도 유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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