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촛불 집회는 그야말로 대형 콘서트장을 착각하게 할 정도였는데요.
시민들이 다 함께 부르는 노랫말은, 시위 현장의 구호만큼이나 강력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50만 명의 시민이 모인 광화문 광장.
끝없이 펼쳐진 촛불 속에서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박정희 정권 당시 금지곡이었던 <아침이슬>을 가수 양희은이 부르자 시민들이 합창으로 화답했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기타를 치며 화제가 됐던 <상록수> 역시 시민들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저항 가수로 대표되는 안치환 씨도 촛불의 열기를 띄웠습니다.
노랫말을 바꿔 집회 참가자들의 마음을 대신한 겁니다.
「 누가 뭐래도 (누가 뭐래도)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
구호를 외치며 긴장감이 높았던 시위 현장이, 거대한 공연장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비폭력과 평화 속에 대통령 하야를 바라는 시민 의식이 축제형 시위를 만든 겁니다.
광화문을 가득 채운 시민과 가수들의 합창은, 어떤 정치적 구호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