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제(7일) 국내 최초로 지진으로 원전이 폭발하는 재난을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속 정부는 우왕좌왕하다 문제를 키우기만 합니다.
그런데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죠?
우리 정부가 국민에게 배포하는 기초 교육자료인 방사능 대응 매뉴얼을 살펴봤더니, 엉터리에 구닥다리 정보가 상당수입니다.
이정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정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국민 안내자료입니다.
'몸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배출된다'면서 땀 흘리며 운동하고, 용변을 보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환경 방사능 정보' 앱도 마찬가지.
배설하면 몸에 방사성 물질이 들어와도 별 걱정 없다는 식의 문구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방사능이 몸속에서 절반 줄어드는 기간, '반감기'는 스트론튬은 18년, 플루토늄은 200년에 이릅니다.
이런 방사능이 일단 몸에 들어오면 평생 암과 심장병 위험에 시달려야 합니다.
▶ 인터뷰 : 김익중 / 동국대 의대 교수
- "24시간 방사능을 쪼이고 그것도 유전자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쪼이는 거죠. 피폭량과 암 발생 확률이 정비례한다고…. "
이번엔 원전 건물 밖까지 방사능이 퍼진 상황인 '청색 비상' 매뉴얼.
집 전화를 쓰지 말라고 합니다.
사적 통화를 하다 위험 안내 전화를 받지 못하는 일을 고려했다는 설명이지만, 시대와 안 맞는 구닥다리 정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신근정 / 녹색연합 에너지기후팀장
- "휴대전화가 보편타당하게 (보급된) 시기에, 1970년~1980년대 만들었던 매뉴얼을 하나도 안 고친 게 아닌가…."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영화 속 상상이 상상에만 그칠 수 있도록 하는 촘촘한 매뉴얼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