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수가 대학 강의에서 촛불시위와 젊은 세대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박재광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건설환경공학과)는 지난 8일 오후 3시 30분께 이대 교양수업인 ‘미래 환경의 이해’ 초청강사로 일일 특강을 했다. 박재광 교수는 이 특강에서 촛불시위를 비판하고 젊은 세대를 폄하하는 발언과 인종차별적·여성비하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박재광 교수가 “걸핏하면 시위하는 인간들이 문제다. 아시아인들은 감성적이다. 툭하면 울고 툭하면 시위한다”고 촛불시위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비하를 섞어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박재광 교수는 “나 때는 한 달에 두세 번 집에 가며 일했다. 이런 사람들이 나라를 일으켰다. 지금이 얼마나 풍요로운 세대인데 투정부리는 여러분이 얼마나 한심한지 아느냐”며 “물, 커피 사 마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미국 대학생들은 텀블러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박재광 교수는 “남편을 등쳐먹고 살고 싶지 않으면 미국에 가서 살아라. 미국은 능력을 펼칠 수 있지만 한국은 (남편을) 등쳐먹고 살 곳이다. 남편에게 얹혀살고 싶은 사람 손 들어봐라”고 발언했다고 이대 학생들은 주장했다.
박재광 교수는 그동안 “4대강을 하면 4년 안에 부자가 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가 특강한 수업은 4대강에 찬성한 대표적인 학자였던 박석순 이대 환경공학전공·에코과학부 대학원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박재광 교수의 발언에 분노한 이대 학생들은 박재광·박석순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며 학생들이 가진 이 수업의 녹취록을 모으고 있다. 이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대 측은 학생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담당 교수와 직접 통화해 사과를 권유한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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