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동의 없이 `무삭제 감독판` 배포한 영화감독 무죄

배우 곽현화 씨(32)의 노출 장면이 담긴 영화를 동의 없이 유료로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감독 이수성 씨(42)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씨가 곽 씨를 허위로 맞고소한 혐의(무고)도 무죄로 판단했다.
김 판사는 "배우 계약서에 따르면 촬영된 결과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제작자인 이 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곽 씨의 주장처럼 촬영 당시의 구두 협의만으로 편집권에 대한 권리를 곽씨에게 줬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계약은 노출 장면 촬영이 충분한 합의하에 진행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곽 씨는 이를 거부하거나 추가 출연료를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2013년 11월~2014년 2월 영화 '전망 좋은 집' 감독판에 곽씨의 동의 없이 상반신 노출 장면을 넣고 IP(인터넷)TV와 파일 공유 사이트에 유료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2년 영화 개봉 때에는 해당 노출 장면이 담기지 않았다.
곽씨는 촬영 당시 처음에는 노출을 거부했으나 이 씨가 "꼭 필요한 장면이고 편집 과정에서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고 설득하자 촬영에 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영화 개봉 후 곽씨가 노출 수위가 높은 다른 영화에 출연하자 '감독판'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곽씨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2014년 7월 맞고소했다.
[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