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더! 4년 더!) "저 못 합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고별연설 현장. 그를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지지자들 수천 명이 기립박수와 환호로 그를 붙잡았습니다.
'참 부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대체, 그의 8년이 어땠길래 이랬을까요?
오바마 대통령은 별명이 참 많기로 유명합니다.
토론과 연설을 잘하는 '연설의 달인'
햄버거 집을 다니는 서민 대통령 '오비프'
정책 결정과 업무처리가 빨라 생긴 농구 용어인 '속공'
별명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되죠?
저도 하나 지어봤습니다.
'울보'라고 말이죠.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공식석상에서 10번의 눈물로 미국을 감동시켰습니다.
제일 처음은 지난 2010년 4월, 자신이 존경하던 흑인 여성 인권 운동가 도로시 하이츠가 숨졌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일한 국무위원의 이임식은 물론, 바이든 부통령의 아들 장례식에서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또 기억나는 눈물이 있죠.
지난 2011년, 미국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학생 20명이 숨졌을 때 추모행사에서 보여줬던 그의 눈물은 세상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5년 뒤 총기거래 규제를 위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숨진 학생들을 생각하면 미칠 지경'이라며 왈칵 눈물을 쏟았지요. 좀 더 일찍 총기를 규제하지 못한 후회의 눈물이었습니다.
단지, 그가 이렇게 눈물을 흘렸기에 국민들이 그가 좋은 대통령이라고, 그에게 4년 더 대통령을 해달라고 외쳤던 걸까요.
그는 '나는 할만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자신을 더 나은 대통령,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더 젊어진 모습이 아닌 새까맣던 머리카락이 반백이 되어, 주름이 더 많아진 얼굴로 국민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임기말 오바마의 지지율을 55%로 만든 건 그의 진성성 있는 소통과 진심이었습니다.
대통령이라고 완벽할 순 없습니다. 인간이니만큼 실수도 할 수 있지요. 그럴 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 그리고 솔직한 고백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국민에게 인정받는 길일 겁니다.
우리는 언제쯤 국민 모두가 '더 대통령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박수와 환호 속에 떠나는 그런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