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미르재단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걸까요?
미르라는 이름 외에는 순 우리말로 된 후보군이 몇 개 더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이름을 정하는 데에도 최순실의 입김이 닿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미르재단의 초기 이름은 한류문화재단이었습니다.
지난해 검찰이 압수수색할 당시 최순실의 집에서 '가칭 한류문화재단 설립 준비'라는 문건이 발견되면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사무적이었던 명칭은 설립 직전, 세 가지 다른 이름으로 바뀝니다.
「안종범 전 수석은 특검조사에서 "미르재단의 이름을 결정하기 전에 '혜윰'과 '가온'이라는 다른 후보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혜윰은 '생각하다'의 옛말인 '혜다'의 명사형으로 '생각'이라는 뜻입니다.
가온은 사전적 의미로 '데우다'라는 뜻이지만, '중심'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모두 추상적이고 영적인데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 씨는 결국 미르와 혜윰, 가온 세 가지 후보 가운데 최종적으로 재단 이름을 '미르'로 정했고, 이를 전달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재단 명칭을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로 하라"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최순실의 의중이 재단 이름을 정하는 것까지 반영된 겁니다.
미르가 뜻하는 용은 동양권에서 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최 씨가 재단 이름으로 정한 배경에도 의문이 더해집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