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금명 구속영장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소환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귀가했다.
김 전 실장은 15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받고 이날 오전 1시께 돌아갔다. 그는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입을 다문 채 준비된 승용차에 바로 올라탔다.
조 장관은 전날부터 약 21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6시께 조사를 마치고 특검에서 나온 조 장관은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 특검에서 여러 가지를 말씀드렸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특검은 조 장관을 전날 오전 9시 30분, 김 전 실장을 오전 10시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를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작성된 블랙리스트의 '설계자' 또는 '총지휘자'라는 의심을 받는다.
조 장관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하며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하거나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 그 존재를 인지하고서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산다.
특검팀은 두 사람에게 의혹의 사실관계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지시·관여 역할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금명간 두 사람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 의혹의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박 대통령을 향한 수사도 조만간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보해 조사해왔다. 박 대통령과의 대면 조사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게 물어볼 부분이 꽤 있다"며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1차 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박 대통령 조사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