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에 담긴 의미와 역사, 강나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조선시대 도성을 에워싸고 있던 성곽에서 남쪽에 위치했던 정문이 바로 숭례문입니다.
돌을 높이 쌓아 가운데는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을 뚫고 그 위로 앞면 5칸, 옆면 2칸 규모로 지은 누각형 2층 건물입니다.
지붕과 기둥, 처마를 받치는 공포 등에서 조선 전기 건축물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있습니다.
서울의 상징적 관문으로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숭례문은 지난 62년 국보 1호로 지정되면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대변해왔습니다.
인터뷰 : 권순철 / 서울역사박물관-"숭례문은 서민들이 통행하는 중요한 교통로에 위치해 있었고, 600년간 서민의 삶과 함께한 민족의 상징이다."
숭례문은 일제 시대 주변 성곽이 허물어진 후 도로 한 가운데서 600년 간 서울을 지켜왔습니다.
태조 시절인 1398년 완성돼 세종과 성종 때 두 차례 보수 공사를 거쳤고 1961년에도 대규모 수리가 있었습니다.
공사 때도 대부분 건축 당시 자재를 사용해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나무와 기와 등이 모두 소실되면서 민족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나마 현판만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다행히 소실만은 면했습니다.
양녕대군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현판은 세로로 걸려 있었는데 경복궁에 미치는 화마를 막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숭례문에 담긴 의미와 건축 의도도 이와 같아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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