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운전 중 내비 조작 방치한 동승자도 일부 책임"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 사고가 난 경우 이를 방치한 동승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4단독 김수영 판사는 지인 박 모씨가 운전하는 차를 탔다가 사고를 당한 유 모씨 등이 박씨의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는 유씨와 그 가족에게 10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유씨의 과실을 10% 인정한 결과다.
김 판사는 "유씨는 조수석에 타고 있다가 사고를 당해 척수신경 손상에 의한 사지마비 등 상해를 입었다"며 "박씨 측 보험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씨는 박씨가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막고 안전운행을 하도록 주의시킬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며 보험사 측 책임을 90%로 제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박씨는 2014년 9월 전북 장수군 인근 도로에서 앞을 보지 않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박씨는 유씨가 목적지를 잘못 입력한 사실을 알고 이를 바로 잡으려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