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림이법 전면 시행…'보호자 동승' VS '문 닫으란 소리'

【 앵커멘트 】
지난 2013년 세림이라는 이름의 세 살배기 여자 아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죠.
이후 통학차량 안전 규정을 강화한 일명 일명 '세림이법'이 2년 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9일부터 전면 시행됐는데, 현장에선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정치훈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 기자 】
하교 시간이 되자 초등학교 앞에 학원버스가 모여듭니다.

그런데 운전자가 내리더니 직접 아이들을 태웁니다.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탑승한 통학차량에 보호자가 의무적으로 타야 하지만 운전자 외에 어른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학원 통학차량 기사
- "동승자가 타기로 돼 있는데 (학원에서) 아직까지 말이 없어요. 단속되면 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세림이법'이 전면 시행됐지만, 부담을 느낀 학원가에선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학원이나 태권도장은 보호자 채용에 대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아예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그나마 규모가 큰 학원은 마지못해 한 사람당 80만 원을 들여 동승 보호자를 채용했지만, 대신 학원비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OO학원 원장
- "2010년 이후로 학원비를 안 올려봤는데, 기본 물가는 올려줘야 할 거 아니에요?"

이런 가운데 경찰도 당장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지는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집중적으로 그것(동승 보호자)만 단속하는 것은 3월 초 정도…."

어린이 안전을 위해 만든 법이지만 현장에선 벌써 법을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