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청부살해 들통난 60대 여성 상고 포기

보험금을 노리고 뺑소니 교통 사고로 위장해 남편을 청부 살해한 60대 여성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징역 15년 형이 확정됐다.
10일 대구고법은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67·여)씨가 상소포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판결했다. 다만 박씨 부탁으로 범행에 가담한 여동생(53)과 지인 최모(59), 이모(58)씨 등 3명은 항소심에서 징역 10∼15년을 받은 것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사건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씨는 2002년부터 자신의 여동생에게 "자신의 남편(당시 54세)이 의처증이 심해 함께 살기 힘들다"며 하소연했고 "남편을 살해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을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여동생은 자신의 지인인 최씨 등 남성 2명과 함께 보험금을 나눠 가지기로 하고 형부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계획된 범행으로 인해 박씨의 남편은 2003년 2월 23일 새벽 경북 의성군 다인면의 한 마을 진입로에서 이씨가 몰던 1톤 화물차에 치어 숨졌고 뺑소니 사고로 처리됐다. 박씨는 남편이 죽자 보험사 3곳에서 5억2000만원을 받아 이들 공범들과 나눠 가졌다. 이후 이 사건은 13년 동안 범인을 찾지 못하고 미제 뺑소니 사고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사건 내막은 2015년 11월 경북지방경찰청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거액 보험금을 노린 뺑소니 사고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면서 드러났다. 공범 가운데 한 명이 우연히 범행과 관련해 뱉은 말을 들은 지인이 금감원에 제보를 한 것이다.
경찰은 보험금 지급 내역 등 계좌 추적과 주변 인물을 탐문한 끝에 범행을 확인하고 지난해 5월 이들을 구속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