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끝없는 고통…참사 후유증 계속
↑ 대구 지히철 / 사진=연합뉴스 |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 부상자 어머니 A(57) 씨는 하루에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 번도 더한다고 했습니다.
당시 A 씨 딸(33·당시 19세)은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살아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여긴 딸은 트라우마로 14년 동안 다섯 차례 목숨을 끊으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하던 딸은 이제 온데간데없습니다. 정신과 약 없이는 정상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치료에 힘쓸수록 가정불화는 더해갔습니다. A 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파출부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참사 발생 14년이 지났지만, 생존자 고통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사고 부상자 대책위에 따르면 부상자 151명 가운데 145명이 살아있습니다.
6명이 암으로 숨졌다. 최근 들어 4명이 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상자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요즘에는 하루 평균 5∼6명이 대책위 사무실을 방문해 암과 다이옥신 인과관계를 문의합니다.
대구시는 2013년 10월 부상자 중 희망하는 77명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정밀 2차 검진은 예산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놓고 있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1990년대생 6명과 1980년대생 40명은 어느덧 성인이 됐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어른 손을 붙잡고 지하철 밖으로 뛰쳐나왔으나 참사 당시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상자 대책위 한 관계자는 "대다수가 행여나 장애아를 낳을까 봐 결혼을 기피해 가정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후두 음성 언어장애 4급을 받았습니다.
사고 후유증으로 협착된 후두에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반년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 들릅니다. 만만찮은 치료비와 경비가 듭니다.
대책위는 생존자 건강검진과 추가 보상(약 37억원)을 위해 대구시와 수년째 협의를 시도하고
그러나 대구시는 2·18 안전문화재단을 통해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자 해 합의점을 찾기란 어려워 보인다고 대책위는 밝혔습니다.
이동우(73) 부상자 대책위원장은 "십수 년 동안 부상자를 위한 정책은 마련하지 않았다"며 "아직도 당시 생존자는 참사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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