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요 며칠 날씨 참 포근한데요. 동장군의 기운도 머지않았나 봅니다. '육거리 100분 라디오' 시작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조용했던 전통시장에 활기찬 인사말과 함께 다가오는 신나는 오프닝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시장 곳곳에 설치된 200여개 스피커에서 나오는 라디오 방송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사연과 함께 트로트부터 댄스, 최신 가요까지 흥겨운 노래가 이어지자 상인들도 흥이 나는 듯 얼굴이 활짝 피었습니다.
채소, 과일, 의류 등 1천200여개 점포가 모여 있는 시장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장을 보려고 시장에 나온 정모(42·여)씨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니까 흥이 나고, 시장 분위기도 젊어지고 밝아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육거리 100분 라디오'는 두 번째 방송만 나간 상태이지만, 벌써 상인들 사이에 인기입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곽모(50·여)씨는 "일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사연이 나와서 지루하지 않고 신나게 일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습니다.
신청곡들 사이사이에는 시장 상인들이 직접 출연하는 '토박이 열전', '장사의 비결' 등 코너가 이어졌습니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장사해온 상인의 이야기, 자신만의 판매 비법을 소개하는 등 소소하지만 정겨운 방송이 시장을 찾은 사람의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17일 방송에 출연한 의류상인 유미경(52·여)씨는 체구가 커 맞는 옷이 없는 손님을 위해 직접 서울에서 큰 사이즈 티셔츠 5개를 떼어온 일을 이야기하면서 시장 상인으로서 느낀 보람을 소개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정규 방송을 책임지는 디스크자키(DJ) 박세은(39·여)씨는 라디오·TV 방송 경력 15년의 베테랑 진행자입니다.
박씨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고리타분할 것 같은 전통시장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방송으로 기쁨의 에너지를 전달받은 상인들이 모두 불황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방송 작가와 함께 월 2
연경환 청주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 전문위원은 "전통시장 라디오 방송을 위한 홈페이지를 조만간 개설할 예정"이라면서 "지역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방송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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