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휴대전화 왜 훔쳤냐" 딸 친구 다그친 엄마 재판에

딸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학생들을 오해해 "훔쳤다고 인정하라"며 강압적으로 다그친 학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딸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2명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강요)로 보육교사 김 모씨(42)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9월 오후 5시께 딸에게서 "친구들이 휴대전화를 가져가 액정을 깨버리겠다면서 돌려주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 종로구에 있는 딸의 학교로 찾아갔다. 김씨는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A군(11)과 B군(11)이 딸의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이들을 후미진 곳으로 데려갔다.
김씨는 A군 등의 말을 듣지 않고 "변명 따위는 필요 없다, 왜 훔쳤냐"라면서 약 40분간 이들을 다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를 부수려는 듯한 시늉을 하면서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김씨는 자신의 딸도 그곳으로 불러 A군 등에게 "뭘 잘못 했는지 다 말해라, 인정해라"라고 강요했고 결국 A군이 울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에게는 "사과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겠다"고 말하고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으려 몸싸움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군 등이 휴대전화를 훔친 게 아니라 운동장에서 주운 것인데도 김씨가 이를 오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