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되십니까?
한 대학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한 말인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과 별 다를 바 없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을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다시 만나야 합니다.
개학을 맞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야 할 캠퍼스 곳곳에 이런 문구들이 가득합니다. 성추행한 교수가 아무 일 없었던 듯 그대로 학교에 나오기 때문인데, 그 교수의 수업을 듣고 평가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입니다. 대학에선 교수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자입니다. 학점이나 학위 등 교수의 평가는 곧바로 취업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렇습니다.
이런 교수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학교에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대학에서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수는 47명. 이 중 24명은 파면이나 해임됐고, 3명은 정직이나 감봉·자진 사임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다시 강단에 서고 있죠. 그것도 같은 학교에 말입니다.
가해 교수와 그런 교수를 감싸는 학교.
결국,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게 됐죠.
2006년, 영국에선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범인이 교사로 밝혀져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죠.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 교육당국은 전국의 학교를 조사해 성범죄 전력이 있는 교사 88명을 찾아냈고, 모두 징계했습니다. 그리고 교원을 채용할 때 성범죄 전력 확인을 의무화하는 '약자 보호법'을 만들었죠.
'지성의 전당이 성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한 건 대학의 책임이 크다'
범죄를 저지른 교수를 학교가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면, 결국은 학교 밖 사회와 엄중한 법이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학교도 그 이름에 또 한 번 먹칠을 하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