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 동안 인천과 시흥의 140곳에서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알고 보니 황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변압기를 열고 뭔가를 만지작거립니다.
멀지 않은 곳에 또 나타난 남성, 자세히 보니 벌건 대낮에 변압기 안에서 구리선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과거 한국전력 하청업체에서 변압기 수리 일을 했던 강 모 씨.
구리선을 떼다 팔면 돈이 된다는 걸 알고, 퇴사 후 수도권 내 무려 140곳에서 최근 두 달 간 1천400만 원 어치 구리선을 훔쳐 팔았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문제는 구리선을 떼어내 변압기를 망가뜨리는 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변압기가 꺼지면서 바로 앞 교차로의 모든 신호등이 꺼지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신호등이 꺼진 곳만 10여곳.
하청업체서 입던 옷, 쓰던 공구를 그대로 써 사람들은 그가 도둑질을 하고 있으리라곤 의심조차하지 않았습니다.
변압기가 나간 곳곳에서 상가 수십 곳도 정전피해를 입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상인
- "곤란했죠. 영업장이니까. 지하는 아예 안 보이고 컴퓨터도 전혀 못 쓰고 하니까…."
피의자 강 씨는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나와 생활비를 벌려고 이런 일을 벌였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구리선) 3개면 10만 원이니까 (변압기) 세 군데이면 30만 원이 생기는 거야. 자기가 (떼어내는) 방법도 알고…."
경찰은 구리선을 사들인 고물상 등을 추적 중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