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2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7분께 삼성동 자택을 나서 검찰청사로 향했다. 그는 9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청사 출입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청사 안으로 들어가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조사실에 들어서기 전 이영렬 지검장 또는 노승권 1차장과 간단한 면담 시간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연수원 27기)과 한웅재 형사8부장(연수원 28기)을 동시 투입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12월 1기 특수본 때도 미르·K스포츠재단 기업 출연금 의혹을 수사해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적용한 직권남용 등 8개 혐의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적용한 뇌물수수 등 5개 혐의 등 총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혐의는 국내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는 데 관여한 직권남용·강요와 삼성그룹 계열사가 최씨가 사익을 추구하도록 도와준 뇌물 또는 제3자 뇌물수수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씨 개인회사에 모두 433억28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실제 298억2535만원을 넣었다.
이 같은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들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또 대기업들이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최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를 파헤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를 소극적으로 수행한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들에게 사직 압박을 넣은 것도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다.
이외 최씨의 측근인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승진하도록, 현대차가 최씨 딸 정유라씨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과 납품 계약을 맺도록, 포스코그룹이 펜싱팀을 만들고 매니지먼트를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케이에 맡기도록, KT가 최씨 지인을 홍보담당자로 채용하고 플레이그라운드와 68억원의 광고 계약을 맺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박 전 대통령은 받고 있다.
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퇴진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된 뒤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지난 12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결백하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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