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에 입던 옷을 입고 다니라고 하면 잘 맞지 않겠죠.
지자체들의 몸집은 커졌지만, 이를 견제하는 지방 의회 제도는 26년 전 그대로여서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야구부가 있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의 고민은 펜스입니다.
야구공이 주민과 학생에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쪽으로 산책을 많이 하시는데…. 유리창 비용을 사비로 댄 부모도 많이 있어요."
"펜스가 이렇게 쳐지면 유리창도 막을 수 있고, 지나다니는 우리 주민들 막을 수 있고…."
숙원사업이었지만 예산 확보가 안 돼 지지부진했던 게 사실,
안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서울시의원이 적극 나서면서 올해 펜스가 설치됩니다.
▶ 인터뷰 : 송재형 / 서울시의회 의원
- "모든 분들이 정책으로만 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현장에 와보면 그거 이상으로 더 필요한 예산이 있습니다. 그런(정책) 예산들을 잘라내고, 이런 데 필요한 데 넣을 수 있도록…."
집행하는 곳은 돈 없다고 아우성,
반면 서울시 예산 중 8천억 원이 매년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일부 비효율 측면도 존재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교육청 예산은 26년 전보다 7배 넘게 늘었지만, 꼼꼼하게 견제해야 하는 시의회는 26년 전 제도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의회도 규모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정치권도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성숙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지방 의회와 지방 의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서울시의원 한 명 당 심의하는 예산은 3,800억 원 정도,
1%만 제대로 사용해도 38억 원을 아끼거나 필요한 시민에게 돌아갑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