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던 봄철,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고 불렀었죠.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선 없어졌지만, 야생동물들한테는 지금이 보릿고개입니다.
연장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성인 남성의 몸집보다 훨씬 큰 멧돼지를 포획단이 끌어냅니다.
어젯밤(19일) 서울 정릉동에서 무게 180kg짜리 멧돼지가 잡혔습니다.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이곳에서 잡힌 멧돼지의 배에는 과거 2차례 총상을 입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2차례나 총을 맞았지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이렇게 대학교 바로 앞 도심까지 내려왔습니다."
서울 중계동의 한 주말농장에서도 멧돼지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 인터뷰 : 마명선 / 서울 중계본동
- "(멧돼지) 큰놈이 후다닥 뛰는 거예요. '저게 뭐지.' 그랬죠. 돼지감자를 그냥 있는 대로 다 파헤쳤더라고요."
포획단은 사냥개 10여 마리와 함께 온 종일 수색작전을 펼쳤습니다.
▶ 인터뷰 : 김대규 / 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회장
- "흔적은 많은데 돼지가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신고 들어오면 계속 작전하고 있습니다."
봄만 되면 야생동물들이 먹을 것을 찾아 도시로 내려오면서 차에 치여 숨지는 로드킬도 늘고 있습니다.
로드킬 사고는 매년 날이 풀리는 4월부터 급격히 늘어나 5월에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 인터뷰(☎) : 김의경 / 국립공원관리공단 책임연구원
- "산을 개발하면서 야생동물들이 서식지 내에서 충분한 서식지 공간 확보를 못 하니까 (사고 원인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가 나타나면 눈을 바라본 채 천천히 뒤로 물러나면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