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 부인…"수첩 내용 기억 안 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자신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핵심 증거인 자신의 업무 수첩과 관련된 질문에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1일 안 전 수석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공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이 업무 수첩 내용을 바탕으로 "수첩을 보니까 2015년 1월 'VIP 대기업별 문화재단 갹출' 등의 내용이 있다", "어떤 지시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나" 등의 질문을 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수첩 내용도 처음 보는 것 같다",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제출한 수첩에 관해서는 이 법정에서 말할 수 있지만, 이후 내 보좌관이 특검에 낸 수첩 내용은 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 측은 검찰에 냈던 수첩 17권 외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39권 수첩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는 입장이다. 특검이 안 전 수석의 전 보좌관을 수사할 때 협조하지 않으면 부인을 구속하겠다는 등으로 압박해 39권의 수첩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재직 당시 문화·체육 재단에 출연할 기업 7곳을 선정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압박하기 위해 총수들과의 개별 면담을 추진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