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아버지의 전쟁'이 촬영 중단 상황에 놓이게 되자 김훈 중위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석규의 소속사 클로버컴퍼니 관계자는 24일 "한석규가 주인공을 맡은 차기작 '아버지의 전쟁'의 촬영이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당장에 촬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저희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투자사와 제작사 측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에서 사망한 고 김훈 중위의 의문사 사건을 아버지 김척 예비역 중장이 진실을 찾아내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작품이다.
김 중위(당시 25세)는 1998년 2월 24일 정오께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 경비초소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의문의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군 당국은 자살로 결론내렸지만 유가족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표적인 의문사 사례로 남아있다.
유족들은 최초 현장 감식 이전에 자살로 보고된 점, 미군이 당일 저녁 현장을 청소해 훼손한 점, 김 중위의 손목 시계가 파손돼 있는 등 몸싸움이 의심되는 증거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던 점, 초동 수사가 미흡했던 점 등을 근거로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06년 초동수사 하자로 인한 유족의 정신적 고통에 위자료를 지급하라고만 판결했을뿐 자살·타살 여부는 가려내기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군 의문사위원회도 2009년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후 국민권인위원회가 2012년 재조사에 나섰고 권익위는 사고 당시 사용된 M9 베레타 권총이 비교적 큰 총기임에도 불구하고 김 중위 머리에서 3c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사되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김 중위가 자살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육군 본부에 군 당국의 초동수사가 미진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해진 만큼 김 중위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하
하지만 국방부 측은 순직으로 처리하는 대신 사고의 원인을 우울증 등 정신적 요인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하며 이에 따라 유족 측의 사과 요구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유족 측이 반발하면서 아직까지 순직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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