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수사하랬더니…여고생 성매수한 경찰관 실형

성매매 사건을 조사하다가 알게 된 여고생을 따로 불러내 '조건만남'을 한 전 경찰관 박모 씨(38)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14일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6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며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박씨의 상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2014년 9월께 경기도 수원 중부서 형사과 순경으로 근무하던 중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이 모양(당시 16세)을 조사했다. 이후 박씨는 같은해 11월부터 이듬해 10월께까지 이양을 따로 불러내 모텔 등에서 5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돈을 쥐어주거나 음식을 사줬다.
특히 박씨는 이양이 성매수남에게 동영상을 찍혀 협박당해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있는것을 알면서도 그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양은 박씨가 성매매 사실을 가족에게 알릴까 두려워 제대로 반항하지 못했다.
박씨는 법정에서 "서로 호감이 있어 만나던 사이였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1심은 "사건을 조사한 담당경찰관으로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청소년인 피해자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위력으로 간음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들어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