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6일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서울 본사와 부산 해사본부를 동시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해경은 선사에서 압수한 각종 자료와 문서를 정밀 분석해 사고 실체에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은 압수수색을 통해 운항·검사·수리 등 선박 자료 전반과 회계사까지 대동해 회계자료를 찾는 등 최대한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주요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컴퓨터에서 삭제한 파일이나 자료까지 복구해 정보를 분석하고 단서를 찾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해경은 자료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점이나 선사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평소 선사가 선체 균열이나 침수 등 선박 구조상의 문제가 있는데도 부실하게 관리하고 운항을 강행했는지, 결함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 신고했는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사고 후 선사의 늑장 대응 의혹, 애초 유조선이었던 스텔라데이지호가 철광석 운반선으로 용도 변경한 과정과 선박 검사의 문제점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이다.
그러나 스텔라데이지호의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고 지점이 수심 3㎞가 넘는 남대서양이어서 침몰한 선체 인양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사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선장·항해사·기관장 등 운항 책임자들이
선원 가족들은 25년 된 스텔라데이지호가 평소에도 고장이 잦았을 정도로 선체가 노후화돼 침몰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자료 분석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은 사고 원인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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