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 집회서 경찰버스로 차벽 들이받은 남성 실형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경찰 버스를 탈취해 방호차벽을 들이받는 등 난동을 부린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 씨(66)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배심원 7명 중 3명은 징역 3년, 다른 3명은 징역2년, 1명은 징역 1년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의견과 죄질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
다만 그가 경찰 버스를 이용해 차벽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벽 뒤의 스피커가 떨어져 집회 참가자 김모 씨(72)를 숨지게 했다는 혐의(특수폭행치사죄)는 배심원과 재판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버스를 탈취한 뒤 10분이 지나 스피커가 떨어진 점을 비춰볼때 버스 운전을 '특수폭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3월 10일 서울 지하철역 안국역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해 경찰 버스에 850만원의 수리비가 드는 손상을 입히고 경찰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헌법재판소로 가자"는 주최측 관계자 말을 듣고 헌재 방향으로 이동하려했으나 경찰의 방호차벽에 막히자 문이 열려있던 경찰 버스를 운전해 차벽을 밀어내려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50여차례 차벽을 들이받았고, 이후 차벽 뒤에 있던 경찰 소음관리차 위의 100kg 가량의 스피커가 아래로 떨어졌다. 스피커에 머리와 가슴을 맞은 집회 참가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