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이른바 '스펙'이죠.
그런데 학력과 성적을 바꿀 수도 없고, 단기간에 토익 점수를 올리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보니 이제는 스펙도 위조하는 일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두 장의 증명사진을 합성 프로그램에 넣었더니 두 사람을 모두 닮은 얼굴이 만들어집니다.
토익 대리시험 브로커인 30살 김 모 씨가 신분증을 위조한 수법입니다.
김 씨는 지난 3년 동안 이런 식으로 취업준비생 20명으로부터 돈을 받고 토익 시험을 대신 쳤습니다.
▶ 인터뷰(☎) : 취업준비생 / 토익 대리시험 의뢰
- "큰 회사들은 전부 다 토익 (점수를) 보니까, 700점 이상을 단기간에 올리려고…."
졸업과 성적증명서를 위조해준다는 광고 글도 인터넷에 버젓이 나돕니다.
취재진이 한 위조 업자에게 유명 대학교의 졸업증명서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2시간도 안 돼서 직인까지 찍힌 견본을 보내줍니다.
「진본과 비교해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인데, 50만 원을 보내면 더 정교한 원본을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실제 이런 가짜 졸업증명서로 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많습니다.
▶ 인터뷰(☎) : 이영우 / 한국통합민원센터(공증 대행업체) 대표
- "(이력서 검증) 필요성은 느끼지만 (기업체에서) 안 하는 거예요. 가지고 온 서류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믿고…."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 준비생들은 '가짜 스펙'의 유혹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 취업사이트의 조사 결과 10명 중 4명이 스펙을 위조하고 싶다고 응답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취업준비생
- "(이력서) 넣기만 하면 떨어진다고…. (스펙 때문에) '서류(전형)에서 안 되더라.' 그런 말 하는 친구들이 있죠."
한해 평균 우리나라 위조 범죄는 2만여 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까지 범죄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