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각장애인이 어린 아들에게 치킨을 사주기 위해 가게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23살 청년 아르바이트생은 어눌한 고객의 말을 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잘 안 들린다며 재차 묻자 엄마는 어린 초등학생 아들을 바꿔줬고, 전화를 이어받은 아들은 '엄마가 좀 아파서 그렇다'며 메뉴와 주소를 불러줬습니다. 그리고 배달 주소를 확인한 아르바이트생은 이들 모자가 반지하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순간, 어릴 적 자신의 어려운 형편이 생각난 청년은 모자에게 치킨을 선물로 주고 싶어졌죠.
그래서 생각해낸 이벤트, '7번째 손님으로 당첨되셨으니 치킨 값은 무료입니다'
갑작스런 이벤트 당첨 소식에 아이의 엄마는 크게 기뻐하며 어눌하지만, 감사의 인사를 건넸지요.
이 청년의 '착한 거짓말'은 오늘 하루 종일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가 됐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청년이 있어 아직 살만하다'.
그리고, 이런 글도 많았습니다. '이젠 사장님이 나설 차례다', '회사는 청년에게 본사로 출근할 수 있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
시급 6,470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 그는 두 시간이 넘는 자신의 시급을 털어 선행을 베푼 겁니다. 반면 치킨을 팔아 건물을 세울 만큼 성장하고, 인기 연예인을 등장시켜 대대적인 광고를 하면서도 남는 게 없다며 국민 간식을 2만 원으로 올린 업주들. 비싼 치킨에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양계협회. 손 놓고 있다 이제야 뒤늦게 담합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정부.
사실 '7번째 손님입니다'라는 이벤트는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다'는 이들이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 아르바이트생의 '착한 거짓말' 앞에 새삼 부끄러워지는 지금,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