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끼기 위해 다들 시간을 들여 분리수거를 하고 계실 텐데요.
이렇게 정성들여 분리수거한 재활용품 상당수가 결국 재활용 할 수 없는 '쓰레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한민용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
종이는 종이끼리, 페트병은 페트병끼리 주민들이 분리수거를 해놓았습니다.
▶ 인터뷰 : 박준영 / 서울 가락동
- "모아서 버리는 게 되게 귀찮긴 하지만, 환경보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버리고 있어요."
이렇게 정성스레 분리수거한 재활용품은 한꺼번에 수거돼 재활용품 선별장으로 옮겨집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그런데 수거된 재활용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대다수가 재활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습니다. 유리병은 깨져 있고 페트병 역시 비닐 등과 엉겨붙어 도저히 재활용 할 수 없는 생활쓰레기로 전락했습니다."
재활용품이 이렇게 쓰레기 신세가 된 건, 수거업체에서 「많게는 두 배 정도 더 많이 담을 수 있도록 물품을 압착해 담는 '압착차량'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
▶ 인터뷰 : 재활용품 선별장 관계자
- "많죠, 버려지는 거. 병 같은 건 완전히 못 써요. 버리는 게 더 많아요."
이와는 달리 압착차량을 한 대도 사용하지 않는 성남시의 경우, 수거된 재활용품 대부분이 훼손되지 않고 재활용됩니다.
이렇게 차이가 뚜렷하지만 금지 규정이 없다 보니 상당수 지자체에서 재활용품 수거 과정에서 압착차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수거업체와 계약할 때 금지 조항을 넣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송파구청 관계자
- "(구청이랑 한 계약을 위반한 건데 따로 제재를 가한 게 전혀 없으신 거예요?) 지금으로는 없습니다."」
재활용품 수거에 얼마나 많은 압착차량이 이용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 상황.
당초 분리수거 취지를 살리려면 압착차량 사용을 최소화하는 강제성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myhan@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