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사립대 무용 전공 학생들이 담당 교수가 각종 행사와 외부공연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동원해 춤을 추게 하고 공연비까지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해당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로부터 야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거나 술 시중까지 강요당했다고 주장,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대전 모 대학 무용 전공 학생들은 2일 시내 한 경찰서를 찾아 A교수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학생들은 A교수가 수년간 각종 외부공연에 무용 전공 학생들을 출연시키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빼돌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에 따르면 해당 교수 지시로 전국의 군부대와 병원 등에서 펼쳐진 위문공연 및 축하공연에 수시로 동원됐습니다.
이렇게 다닌 위문·축하공연이 한 해 30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학년에 10명 안팎인 이 학교 무용 전공 학생들은 A교수가 시키는 대로 같은 비밀번호로 된 통장을 만들어 제출했고, 해당 교수는 그 통장으로 공연비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통장에 입금된 공연비는 학생이 아닌 교수 주머니로 들어갔다고 학생들은 주장했습니다.
실제 통장을 교수에게 맡긴 한 학생이 지난 2년(2015년 5월∼2017년 5월) 간의 통장 거래명세를 온라인에서 확인해 봤더니 자신도 모르게 700여만원이 통장으로 입금됐다가 바로 인출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또 자신의 집으로 지역 유력인사를 초청해 연간 두 차례 정도 '후원회 밤'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 여학생들에게 일본만화 '세일러문' 복장 등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게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춤이 끝나면 초청 인사들 틈에서 술 시중까지 들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이 외부공연 참석을 거부하면 해당 교수는 한 학기 400여만원 달하는 장학금을 끊겠다고 협박했다고 학생들은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관련 학생을 상대로 참여 공연이 공적인 행사였는지, 교수의 사적인 목적이었는지 등 공연 성격부터 확인할 계획입니다.
또 학생들이 논란이 된 공연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는지, 강요에 의한 것인지 등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은 당시 공연 동영상과 통장 온라인 거래 내역 등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측도
학교 관례자는 "조만간 A교수를 불러 사실 확인을 할 방침"이라며 "돈을 받고 외부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한 게 학칙에 어긋나는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해당 교수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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