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한남동 공영주차장에는 17대의 관광버스 전용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일반 승용차들만 주차장 입구를 분주히 오갈 뿐 관광버스는 단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19.7대, 10월 19.13대의 관광버스가 한남동 주차장을 찾았지만 올해 5월에는 불과 2.39대, 6월에는 2대만 주차를 해 이용률이 뚝 떨어졌다.
서울시가 지난해 도심 관광버스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조성한 관광버스 주차장 두 곳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33대의 버스를 수용할 수 있는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 5월 17대의 관광버스와 233대의 승용차를 수용할 수 있는 한남동 주차장 등 두 곳의 유료주차장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의 하루 평균 이용대수는 지난해 14.7대에서 올해 상반기 8.4대로 43% 감소했다.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최판술 시의원(국민의당, 중구1)에게 제출한 '도심 관광버스 주차장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개장 시 하루 평균 22대가 주차장을 이용했고 같은해 10월에도 20대가 주차장을 이용할 정도로 붐볐으나 사드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11대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나마 유지되던 두 자릿수 이용대수도 무너져 1월 7대, 2월 10대 등 일평균 8.4대로 낮아졌다.
한남동 주차장의 관광버스 하루 평균 이용대수도 지난해 9.77대에서 올해 상반기 6.52대로 33% 가량 감소했다. 용산구에 따르면 한남동 주차장은 지난해 8월에는 345대, 10월에는 593대의 관광버스를 유치했으나, 사드 논란으로 11월부터 관광버스 주차 대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 5월에는 불과 74대, 6월에는 60대의 버스만 주차장을 이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관광버스 수요가 70%나 급감해 주차장 이용 차량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용산구 역시 중국 관광객 감소를 주차장 이용률·수익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두 주차장의 매출도 크게 낮아졌다. 서울역 서부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은 지난해 월 평균 사용료 수입이 169만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97만원에 그쳤다. 한남동 주차장은 지난해 월 평균 사용료 수입이 117만 가량이었으나 올해는 94만원이다.
이에 따라 두 주차장 마련에 큰 돈을 들인 서울시의 고민도 깊어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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