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회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요구

판사회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요구

↑ 사법부 블랙리스트 / 사진=MBN

전국 법원에서 모인 '대표판사'들이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추가조사를 다시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또 제도개선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해 사법부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연구하기로 했습니다.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 공보를 맡은 송승용(43·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과 새로 임명될 대법원장에게 판사회의의 추가조사 요구를 수용해 조사 권한을 위임할 것을 재차 촉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법원장의 추가조사 결의 수용 거부에도 불구하고 의혹 해소를 위한 노력을 중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는 "대법원장 사퇴 문제가 논의되기는 했지만, 표결에 부쳐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판사회의는 각 안건에 대해 표결에 부칠 것을 대표판사들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합니다.

송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추가조사를 새로운 대법원장에게도 요구하기로 했다는 점이 1차 회의에 비해 진전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대법원장은 9월 25일 임기를 마칩니다.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대다수 판사가 반대해 안건에 상정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판사회의는 또 사법부 제도개선안을 검토·연구하기 위한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특위는 대표판사 10∼20명으로 구성하고, 2개 이상의 분과위원회를 두기로 했습니다.

특위는 ▲ 법원행정처 권한 축소 ▲ 고등법원 부장판사 폐지 ▲ 지방법원·고등법원 이원화 ▲ 사법평의회 등 개헌 관련 논의 ▲ 판사회의의 상설화와 의결기구화 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특위는 매주 회의를 열어 제도개선안을 검토·연구한 후 3차 판사회의 전까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입니다.

3차 판사회의는 9월 11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립니다. 이번 2차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가 못한 ▲ 사법행정권 남용 책임규명 요구 ▲ 사법행정 관련 기록물의 생산·관리 ▲ 전국법관대표회의 게시판 운영방식 등의 안건도 3차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판사회의는 지난달 19일 1차 회의를 열고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권한 위임과 사법행정권 남용 책임자 문책, 판사회의 상설화 등을 요구했습니다.

양 대법원장은 판사회의 상설화 요구를 전격 수용했으나 추가조사에 대해서는 '교각살우'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대법원장이나 사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판사의 정보를 정리한 자료가 있는 것 아니냐는 내용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